인벤토리 시스템 하나로 바뀌는 게임
게임속에서 보이는 하나의 시스템이지만 막상 장르가 바뀌면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는 시스템들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벤토리 시스템을 가지고 각 장르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한번 확인을 해보려고 합니다.
인벤토리 시스템
인벤토리는 게임 속에서 속칭 가방, 아이템들이 들어가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아마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정도로 들어봤을 시스템입니다. (i로 열 수 있다는 건 덤...)
겉으로는 게임속에 당연히 있어야할 시스템이지만 이러한 시스템에 특정 제약을 걸면 플레이어의 과금 유도 혹은, 플레이어가 최적의 길을 찾게 만들 수 있는 등 다양한 목적을 간접적으로 전달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게임들을 다 해본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플레이 해봤던 게임들의 선에서 어떤 모습으로 표현이 되었는지 한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옛날 RPG에서 보였던 인벤토리 시스템
게임을 옛날부터 플레이해보겼다면 위와같이 부피를 갖고 있는 인벤토리들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인벤토리가 칸의 형태로 구현되어 있고 이러한 인벤토리 속에서 플레이어는 최적의 테트리스를 하게 됩니다.
가지고 있는 인벤토리의 부피가 넘쳤는데도 불구하고 더 좋은 아이템을 획득해버린 상황이라면 필요없는 혹은 가지고 있는 아이템 중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낮은 아이템을 버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는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최적의 아이템 배치를 완성시키는 형태가 됩니다.
흥미로운건 아무도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열심히 손해를 보지 않도록 플레이어들이 생각해서 필요 없는 아이템을 거른다는 부분입니다. 가끔 게임을 하면서 "이거 비싼 아이템인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거 보다는 이런걸 버리는게 더 좋아!" 하는 대답을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인게임 속에서 견적을 많이 때려보신 분들이 아닐까합니다.
부피형 인벤토리의 장점: 플레이어가 최적의 인벤토리 조합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 플레이어를 고이게 만든다.
부피형 인벤토리 속에서 부피형 인벤토리(가방 안에 가방을 넣는다)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열심히 해봤었는데, 서비스하고 있는 기간도 오래되었고 부피형 아이템 인벤토리를 유지하고 있는 몇안되는 게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마비노기에 흥미로운 점은 가방 안에 가방을 넣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가방안에 가방.. 가방안에 가방" 같은 프렉탈 형태가 아니고 메인 인벤토리를 가방으로 채워서 메인 인벤토리보다 더 큰 인벤토리를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그럼 어떠한 특징이 있을까" 생각을 해보자면 첫번째로 위와같이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인벤토리 정리를 하게 되면서 아이템에 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쌓 인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인벤토리 중 특히나 부피형태로 되어있는 인벤토리라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두번째는 게임의 과금 유도와 제화 굴리기 입니다. 가방 시스템이 있던 초반에는 가방의 크기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우에는 다양한 크기가 있고 일정 크기 이상에는 플레이어 강화 옵션도 붙어있습니다. 즉 플레이어는 강해지기 위해서 + 자신의 편의성을 위해서 더 크고 좋은 가방을 사거나 뽑으려고 노력을 하게 됩니다. 즉 자연스럽게 인게임에서의 재화와 과금유도를 동시에 진행 시킬 수 있게 됩니다.
간혹 가다가 옛날에 플레이했던 이노티아 연대기 처럼 한정된 가방을 추가해서 붙일 수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그건 과금이라는 시스템이 크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
인벤토리 안에 가방을 넣어 인벤토리를 추가하는 시스템: 플레이어들을 고이게 만들고 + 더 좋은 가방을 얻기위해 과금을 한다. 혹은 구매하기 위해서 인게임 속에서 가격이 올라가고 재화가 돈다.
한정된 인벤토리
인벤토리는 게임에서 아이템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벤토리에 특정 아이템밖게 못넣는 조건이 붙거나 혹은 인벤토리가 1개여서 1개의 아이템만 넣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게임 60s 의 인벤토리 입니다. 인벤토리라기 보다는 특정 상황에서 특정 아이템만을 소유할 수 있게 조건을 내건 일종의 조건형 인벤토리같은 느낌입니다. 게임 속에서는 밖에 나아서 아이템을 가져오거나 혹은 특정 이벤트가 생겼을 때, 몇개의 아이템을 주고 "너는 이 중에서 일부만 소유할 수 있다" 라는 시스템으로 조건을 걸어둡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하거나 혹은 부들부들하게 만들 수 있지만 결국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플레이어는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현재의 상황과 다음 다가올 상황이 어떤 상황이 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선택을 하게되면서 버려지는 아이템이 있다면 후에 그 버려진 아이템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더 몰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A good snowman is hard to build라는 게임을 플레이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순간적으로 1개의 눈덩이만을 들어서 더 큰 눈덩이 위에 올릴 수 있는데, 이러한 게임이 인벤토리가 1개밖게 없는 게임들입니다.
물론 더 좋은 예시가 있었겠지만, 제가 플레이했던 이미지가 없는 관계로 A good snowman is hard to build를 가져와봤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의 특징이 바로 플레이어가 퍼즐형식으로 순서를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퍼즐 형식의 게임에서 굉장히 많이 보여지는 시스템이 아닐까합니다.
나의 인벤토리는 한정되어 있기에 인벤토리를 비워야 하고 비우는 방식에 따라서 게임이 진행되게 만드는 형식의 게임들이 대표적입니다. 흔히 방탈출 게임들의 인벤토리가 이런 느낌의 인벤토리가 아닐까합니다.
결국 한정된 인벤토리 혹은 한정된 조건을 걸어서 사용할 수 있는 인벤토리를 쓰게되면 플레이어는 잃어버리게 되는 아이템을 얻기위해 더욱 노력을 하던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게임에 자연스럽게 몰두하게 됩니다.
칸 혹은 무게로 제한을 주는 형식
몬스터헌터4를 할 때마다 굉장히 힘들었던건 토벌 혹은 수집 퀘스트가 아닌 조사 퀘스트였습니다. 좋은게 너무 많이서 줍줍 하다보면 인벤토리는 차버리고, 칸을 비우기 위해 필요없는 아이템을 버리고 그래도 안된다면 다시 캠프로 돌아가서 인벤토리를 비우고 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가장 좋은 아이템만 모아서 가져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지만, 그것마저 막히게 된다면 다시 캠프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무한히 아이템을 수집하는것을 방어할 수 있고 던전에서 평균적으로 도는 플레이 타임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얼마나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평균적으로 던전을 도는 시간이나 혹은 플레이어가 어느정도 한 던전에 머물러 있는지에 대한 지표가 필요할 때에는 인벤토리의 제한적인 부분이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몇년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였던 배틀 그라운드 또한 플레이어들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무게로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을 제한해두는 형식의 인벤토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무슨 밸런스를 맞추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좋은 무기를 갖춘 사람이라면 더 좋은 환경에서 싸울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생긴다면 게임의 밸런스가 파괴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가끔 유튜버나 스트리머들이 수류탄을 왕창 들고 다니면서 싸우는 상황이 있기는 한데, 그러한 상황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무게로 플레이어들 간의 파밍 격차를 어느정도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인벤토리 칸과 무게의 제한을 >> 칸과 개수의 제한으로
제가 했던 게임 중 인벤토리 칸속에서 개수의 제한을 둔 게임이 있었습니다. This War Of Mine이라는 게임인데, 이 게임은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했던 생존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이러한 게임의 경우에는 위에서 말했던 부분처럼 "칸과 무게의 제한"을 "칸과 개수의 제한"으로 설정해놓은 형태라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이러한 형태 또한 게임의 주는 생존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져와서 살아가거나 혹은 약탈을 방어해내는 게임이기 때문에 가져갈 수 있는 아이템이 한정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생존에 대한 아이템을 1순위, 기능성 아이템을 2순위로 두면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생각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수집형 RPG 게임
인벤토리 칸 수가 한정되어 있는데 "현질을 하셔서 확장 가능합니다" 같은 형태가 있는데, 수집형 RPG 게임에서는 레벨을 올리기 위해 재료들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상황이 생깁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고레벨 혹은 높은 별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인벤토리가 비기 마련입니다.
또한 자동을 돌려놓으면 아이템이 꽉차서 던전을 오랫동안 자동으로 돌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러한 경우 "자동으로 가방의 비워줍니다. 다만, 현돈 얼마를 내세요" 혹은 "인벤토리를 늘릴 수 있어요. 얼마를 주세요" 같은 형식으로 현질 유도를 할 수있습니다. 잘 사용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과금을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게임에 시스템 하나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구현하는가에 따라서 현질유도, 몰입도 증가, 밸런스 유지 등이 가능합니다. 이전 블로그에서는 쓰지 않았던 형식의 글인데, 막상 게임을 하다보니 이러한 글을 써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분량 조절하면서 또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와서 분석해보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